어제는 친정엄마를 배웅하기 위해 고속터미널에 갔다.

버스 시간이 애매하게 남아 점심을 먹기 위해 고속터미널 안에 있는 작은 김밥집으로 가서 식사를 하고 있는데 어느 70대 노부부가 눈에 띄었다.

노부부

[편하게 쓰기 위해 남자, 여자라 하겠다]

밖에 진열되어 있는 김밥을 선택해 결제 후 식당 안에서 먹는 시스템으로 남자는 미리 들어와 자리에 앉아있고, 여자는 밖에서 계산하기 위해 줄을 서있었다.

식당 안이 좁고 사람들도 많아서 붐비었다.

몇 분 뒤 여자가 계산을 하고 자리에 와 김밥을 놓고 셀프반찬을 담아왔다.

남자가 단무지를 집어 먹으며 여자에게 말한다.

"단무지를 3개만 갖고 오냐"

워낙 식당 안이 시끄럽고 추가주문한 음식이 나오는지 보려고 여자는 그 말을 듣지 못했다.

남자는 화난 목소리 크게 또 말한다.

"단무지를 3개만 갖고 오냐"

여자가 쳐다보니 또 똑같은 말은 한다.


여자는 한숨 쉬며 남자에게 "먹고 모자라면 더 가지고 오면 되지"라고 말한다.
(이 말을 할 때까지 여자는 자리에 앉지도 못한 상황이다)

옆에서 보는 내가 한숨이 다 난다.
물론 단무지 3개라 하면 뭐 이것만 가지고 오냐 이럴 수 있다.
하지만 나도 반찬을 가지러 갔을 때 반찬용기도 작고 사람들이 막 붐비어 몇 개 못 담았다.
그런 말 한 상황이다.

그렇다고 그 사람 많은 데서 큰소리로 뭐라 할 일인가.
부족하면 본인이 가지러 가거나 더 갖다 달라고 하던지.

집에 와서 남편에게 말하니,
옛날 사람이라 그런단다.

노부부라서 그런 거라고.

나이 드신 분들은 다 그렇게 산다고.

문득 우리 부모님을 생각해 보니, 저렇게 사람들 많은 곳에서 소리치진 않겠지만 자리에 앉아서 손하나 까딱하지 않고 주는 반찬에 숟가락 젓가락 세팅되면 먹는 모습이 그려진다.

예전에는 남자들은 돈을 벌어오고 여자들은 집에서 육아, 살림을 많이 했으니 당연시되는 행동으로 습관이 된 거겠지 싶다.

그래서 황혼이혼이 많은 건가?


우리 부부가 나이 들어서 저런 모습이라면 정말 한숨 난다.
나의 동반자는 저러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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